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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교양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누가 완성했을까? 미완성 악보에 숨은 이야기

by warmsteps 2026.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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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누가 완성했을까?

 

 

1791년, 모차르트에게 조금 특별한 작곡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을 위한 미사곡, 곧 레퀴엠을 써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의뢰인의 신원은 처음부터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는 훗날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차르트는 이 작품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1791년 12월 5일, 불과 3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의 죽음 이후에는 완성되지 않은 악보가 남았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작품을 모차르트의 「레퀴엠」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연주되는 음악의 모든 부분을 모차르트가 직접 완성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연주회장이나 음반에서 듣는 「레퀴엠」은 누가 완성한 것일까요? 모차르트가 남긴 악보는 어디까지였으며, 다른 음악가들은 어떤 부분을 이어서 작업했을까요? 이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레퀴엠」은 한 천재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미완성 음악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살아남은 특별한 작품으로 다가옵니다.

모차르트는 왜 자신의 「레퀴엠」을 끝내지 못했을까요?

모차르트가 「레퀴엠」을 작곡하던 1791년은 그의 생애 마지막 해였습니다. 그는 이 시기에 여러 작품을 완성하거나 작업하고 있었으며, 「레퀴엠」 역시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건강이 악화되면서 작곡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레퀴엠은 세상을 떠난 사람을 추모하기 위한 미사곡입니다. 일반적인 미사곡과는 달리 죽은 이의 안식과 자비를 구하는 기도문이 중심을 이루며, 장엄하고 애도하는 분위기의 음악이 자주 사용됩니다. 모차르트는 이러한 종교적 형식 안에서 성악과 관현악이 결합하는 대규모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부분에는 비교적 구체적인 악보를 남겼지만, 다른 부분은 주요 선율과 반주만 기록되어 있거나 아예 완성된 형태로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모차르트의 죽음은 단순히 한 작곡가의 생애가 끝난 사건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작품의 완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남겼습니다.

익명의 의뢰인은 누구였을까요?

「레퀴엠」의 작곡 의뢰는 오랫동안 신비로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모차르트에게 정체를 밝히지 않은 사람이 찾아와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을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의뢰인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훗날 여러 전설과 상상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실제 의뢰인은 프란츠 폰 발제크 백작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추모하기 위한 미사곡을 원했습니다. 당시 의뢰 과정에서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작품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키운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후대에는 모차르트가 이 의뢰를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는 불길한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식의 이야기도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극적인 설명을 모두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레퀴엠」이 실제 작곡 의뢰에서 시작되었고, 모차르트가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는 점입니다.

 

이 작품의 신비로움은 의문의 인물이 등장하는 전설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곡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미완성 악보가 남아 있었고, 누군가는 그 음악을 완성해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모차르트는 악보를 어디까지 남겼을까요?

모차르트가 남긴 「레퀴엠」의 악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정도로 완성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시작 부분인 입당송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Requiem aeternam)」에는 성악과 관현악의 구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어지는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Kyrie)」에서도 그의 음악적 구상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다음 부분부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진노의 날(Dies irae)」을 비롯한 여러 악장에는 성악 선율과 저음, 중요한 음악적 재료가 기록되어 있지만 모든 악기의 세부가 완성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관현악의 여러 성부를 채우고 음악의 연결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이 상황을 건축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건물의 기본 설계와 중요한 구조는 남아 있지만, 내부의 여러 부분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태와 비슷합니다. 후대 음악가들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작품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모차르트가 남긴 음악적 재료를 바탕으로 완성 작업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레퀴엠」을 완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빈 악보에 음표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음악적 생각을 이해하고, 그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판단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눈물의 날」에서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는 멈춥니다

「레퀴엠」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부분 가운데 하나가 「눈물의 날(Lacrimosa)」입니다. 이 음악은 깊은 슬픔을 느끼게 하는 선율과 장중한 분위기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을 이야기할 때 특히 자주 등장하는 악장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모차르트가 남긴 「눈물의 날」의 자필 악보는 약 여덟 마디 지점에서 중단됩니다. 우리가 오늘날 듣는 완성된 악장은 그가 직접 기록한 부분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뒤에 이어지는 음악은 남겨진 자료를 바탕으로 후대의 완성자가 작업한 결과입니다.

 

이 사실 때문에 「눈물의 날」은 특별한 상징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치 모차르트의 펜이 멈춘 자리에서 다른 음악가의 손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여덟 마디가 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 순간에 실제로 작곡한 음악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자필 악보가 그 지점에서 중단되었다는 사실과 마지막으로 작곡한 부분이 어디였는지는 구별해야 합니다.

 

「눈물의 날」을 들을 때에는 이러한 배경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듣는 음악은 모차르트가 남긴 짧은 시작과 이후의 완성 작업이 하나의 악장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들으면 익숙한 선율도 조금 다르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아내는 왜 다른 음악가를 찾아야 했을까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뒤 미완성 악보는 아내 콘스탄체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레퀴엠」은 이미 의뢰를 받은 작품이었고, 이를 완성해 제출해야 남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남편의 죽음 이후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콘스탄체에게 작품의 완성은 현실적으로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콘스탄체가 직접 악보를 완성할 수는 없었습니다. 모차르트가 남긴 음악을 이해하고 관현악과 성악의 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는 음악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미완성 악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 연주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공동 작곡과는 조금 다릅니다. 원래의 작곡가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사람들은 그의 음악적 의도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실제로 연주할 수 있는 완성된 악보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레퀴엠」은 모차르트 한 사람의 작업을 넘어 여러 음악가의 손을 거치는 특별한 역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 완성을 맡은 사람은 쥐스마이어가 아니었습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완성한 사람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은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음악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요제프 아이블러였습니다.

 

아이블러는 모차르트가 남긴 악보를 바탕으로 일부 악장의 관현악 성부를 보충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성악 선율과 저음 등 이미 기록된 부분을 살펴보면서 다른 악기들이 어떤 음악을 연주해야 할지 채워 넣으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블러는 작품 전체를 완성하지 못하고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그 결과 「레퀴엠」의 악보에는 모차르트의 자필뿐 아니라 아이블러가 보완한 흔적도 남게 되었습니다. 이후 다른 음악가가 다시 작업을 이어받아야 했습니다.

 

이 점에서 「레퀴엠」의 완성 과정은 한 사람이 쓰다 만 악보를 다른 한 사람이 단번에 마무리한 단순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 단계의 보완 작업이 겹쳐지면서 오늘날 익숙한 작품의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쥐스마이어는 어떻게 「레퀴엠」을 완성했을까요?

최종적으로 전통적인 「레퀴엠」 완성판을 마무리한 인물은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였습니다. 그는 모차르트와 가까운 환경에서 활동했던 음악가였으며, 남아 있는 초안과 앞선 작업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결된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쥐스마이어는 모차르트가 남긴 부분에서 부족한 관현악 성부를 채우고, 중단된 「눈물의 날」을 이어 완성했습니다. 또한 「거룩하시도다(Sanctus)」와 「찬미 받으소서(Benedictus)」,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등 모차르트의 완성된 자필 악보가 남아 있지 않은 후반부도 작성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후반부에서는 쥐스마이어 자신의 음악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이미 남아 있는 선율과 화성을 보완하는 작업과 달리, 완성된 모차르트 자필 악보가 없는 부분에서는 음악의 흐름과 구성을 새롭게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앞서 등장했던 음악을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 선택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의 끝이 시작 부분과 연결되는 효과가 만들어졌습니다. 쥐스마이어는 모차르트가 남긴 재료를 활용하면서 작품 전체가 하나의 미사곡으로 이어지도록 완성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듣는 음악은 어디까지 모차르트의 작품일까요?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듣는 「레퀴엠」에서 어디까지가 모차르트의 음악이고 어디부터가 쥐스마이어의 음악일까요?

 

자필 악보가 남아 있는 부분에서는 모차르트가 직접 기록한 음악적 재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부분의 경계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에게서 어떤 구상을 직접 들었는지, 악보에 남지 않은 다른 자료가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성판의 모든 음을 모차르트의 의도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쥐스마이어가 관현악을 보완하고 새로운 부분을 작성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판단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연주되는 「레퀴엠」은 모차르트의 음악적 구상과 후대 음악가의 완성 작업이 함께 담긴 작품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적절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후대 음악가들은 남아 있는 자필 자료를 다시 검토해 여러 새로운 완성판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판본은 쥐스마이어의 작업을 존중하면서 일부를 수정하고, 다른 판본은 모차르트가 남긴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식의 완성을 시도했습니다.

미완성 악보가 오늘날까지 연주되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작곡가가 완성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이 음악이 연주되고 사랑받는 이유는 미완성이라는 사연에만 있지 않습니다. 작품에 담긴 장엄한 합창과 깊은 감정, 긴장감 있는 음악적 구성 역시 중요한 이유입니다.

 

쥐스마이어의 완성판은 오랫동안 연주와 출판의 중심에 놓였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이 판본을 통해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다른 완성판들이 등장했지만 쥐스마이어 판이 작품의 수용 역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여전히 큽니다.

 

이 작품의 역사를 알고 나면 미완성이라는 사실을 단순한 결함으로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모차르트가 남긴 음악적 생각을 후대 음악가들이 어떻게 이어받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퀴엠」은 한 작곡가가 끝내지 못한 작품이면서 동시에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연주 가능한 음악이 된 작품입니다. 바로 그 복잡한 완성 과정이 이 음악의 역사에 특별한 깊이를 더합니다.

이번에는 「레퀴엠」을 조금 다르게 들어보세요

다음에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으실 때에는 먼저 시작 부분인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성악과 관현악의 흐름 속에서 모차르트가 남긴 음악적 구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어서 「눈물의 날」을 들어보십시오.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가 약 여덟 마디에서 중단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음악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면 좋습니다. 다만 귀로 듣는 것만으로 작곡가의 자필 부분과 완성자가 보충한 부분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악보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감상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거룩하시도다」나 「하느님의 어린양」 같은 후반부를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모차르트의 완성된 자필 악보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쥐스마이어의 완성 작업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작품의 앞부분과 비교하면서 전체 음악이 어떻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지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마지막 음까지 한 사람의 손으로 기록된 작품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미완성의 악보는 다른 음악가들의 손을 거쳐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습니다. 다음에 이 음악을 들으실 때에는 죽음을 앞둔 천재의 전설만 떠올리기보다, 모차르트가 남긴 음악적 생각이 어떻게 이어지고 완성되었는지에도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그러면 익숙한 「레퀴엠」이 조금 더 깊고 특별하게 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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