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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들의 기상천외한 유언과 마지막 메시지

by warmsteps 202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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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들의 유언 관련 그림

 

 

음악사 속 위대한 작곡가들은 생전에 걸작을 남겼을 뿐 아니라,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인상적인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어떤 이는 죽음 앞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고, 어떤 이는 마지막까지 음악적 완벽주의를 고수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역사 속에 전해 내려오는 작곡가들의 기상천외하고 흥미로운 유언과 그 뒷이야기를 살펴봅니다.

모차르트 – 장난기와 불안이 뒤섞인 마지막 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말년의 그는 레퀴엠 작곡에 몰두했는데, 당시 정체를 알 수 없는 후원자가 곡을 의뢰했습니다. 모차르트는 점차 이 곡이 자신의 장례식에서 연주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갖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이 곡은 내 장례식에서 울려 퍼질 거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그의 장례식에서 미완성된 레퀴엠이 연주되었습니다. 그의 유언은 예언이자, 예술가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작품에 몰두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베토벤 – “나를 박수로 배웅하라”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청력을 잃은 뒤에도 작곡을 멈추지 않았던 강인한 인물입니다. 말년에 병세가 악화되던 그가 남긴 마지막 말로 전해지는 것은 “나를 박수로 배웅하라(Applaud, my friends, the comedy is over)”입니다. 이는 연극 무대의 막이 내릴 때 쓰이는 표현으로, 자신의 삶을 하나의 ‘공연’에 비유한 것입니다. 1827년 그의 장례식에는 약 2만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그를 배웅했는데, 이는 빈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장례식 중 하나였습니다.

프란츠 슈베르트 – 마지막 한 잔의 와인

슈베르트는 친구들과 모임을 즐기고, 와인을 사랑했던 작곡가였습니다. 병상에서 그는 친구에게 “한 잔의 좋은 와인을 가져다주게”라고 부탁했다고 전해집니다. 단순한 부탁 같지만, 이는 그가 마지막 순간에도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을 잊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죽음 이후, 친구들은 이 말을 유머와 그리움이 섞인 추억으로 오래 간직했습니다.

에릭 사티 – 비밀로 가득한 방

 

프랑스의 기묘한 작곡가 에릭 사티는 생전에 특이한 성격과 생활 습관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동일한 회색 양복만 입었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에 몰두했습니다. 1925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친구들이 그의 방을 열었을 때는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수백 장의 미발표 악보, 기괴한 발명품 설계도, 편지와 그림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던 것입니다. 사티는 유언에서 “내 물건을 공개하지 말라”라고 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발견이 그의 전설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습니다.

드보르자크 – 닭 울음소리를 원한 작곡가

체코의 국민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자연과 동물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가족들에게 “내 장례식에서는 장엄한 교향곡보다 닭 울음소리를 들려주면 좋겠다”라는 농담 섞인 말을 남겼다고 전해집니다. 실제로 장례식에서는 이 요청이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고향 마을 사람들은 그를 기리기 위해 종종 그의 묘 근처에 닭을 풀어놓았습니다. 이는 그의 유머 감각과 자연을 사랑한 성품을 잘 보여줍니다.

조아키노 로시니 – 요리와 음악

‘세비야의 이발사’로 유명한 로시니는 요리를 사랑한 작곡가였습니다. 말년의 그는 “내가 떠나면, 내 레시피와 내 악보를 같은 서랍에 넣어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는 음악과 요리를 모두 예술로 여겼던 그의 인생철학을 드러냅니다. 실제로 로시니의 이름을 딴 요리 ‘투르네도 로시니’는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작곡가들의 유언과 마지막 말은 그들의 성격, 유머, 가치관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작품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예견했고, 누군가는 죽음마저 무대의 한 장면처럼 받아들였습니다. 또 누군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즐거움과 유머를 잃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줍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무대 위뿐 아니라, 삶과 죽음의 순간까지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주’를 계속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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